다시 디자이너의 길을 걷겠다고 난리 치고 있는 요즘이다. 몇 해 전 이중전공을 포기했던 기억이 떠올랐다.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를 괴롭게 해서였을까? 고통 속에 한 학기를 겨우 마치고 나는 이중전공을 포기했다. 그것이 내가 처음 접한 디자인이었다. 당시 나는 '보기 좋게'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지만 사실 당시의 내게 더욱 요구되었던 건 '기획'에 대한 부분이었다. 디자인학과에 왔지만 기획부터 시작해서 보기 좋게 풀어내는 것까지 직접 해야만 했다. 전공자들이 들으면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? 싶을 수도 있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새로웠다. 사실 글을 쓰면서 내가 왜 디자인 이중전공을 포기했을까, 그렇다면 나는 다시 이 길을 걸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한번 정리해보고자 했었는데..